자연에서 받은 인상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.
내가 경험한 공간, 그 안의 공기와 온도, 그 순간 내 안에 있던 감정 — 그것들이 뒤섞인 채로 화면에 닿는다.
즉흥적인 이미지를 신뢰한다.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 붓을 통해 올라오는 순간을 따라간다.
화면 안에는 인공의 흔적을 둔다. 인간이 자연에 가한 것들 — 그것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지, 불화하는지, 아슬하게 균형을 잡는지 — 그 긴장을 지우지 않고 화면에 남긴다.
돌 틈에 난 잡초. 공사현장에 심어지는 나무. 밤 가로등 아래, 어둠 속에서 빛을 받는 풀들.
이 모든 것은 억압된 공간에서도 존재하려는 것들이다. 나는 그 모습에 나를 겹쳐 본다. 자연을 관찰하는 일이 곧 내 감정을 발견하는 일이 되고, 그것을 다시 화면 위의 자연으로 돌려보낸다.
작업노트 2026